오늘은 비공식적이지만 한국에서 제일 컸던 호랑이 '벵가리'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제목과 달리
제일 "컷던" 호랑이 인 이유는 이미 이세상 호랑이가 아니기 때문이야
'벵가리'는 1963년 오창영 박사에 의해 창경원 동물원에 이주해온 외국인 노동자 출신 호랑이였다.
벵가리는 원래 태국을 본거지로 하는 중국인 심 상복의 서커스단에 소속된 호랑이었는데
심 상복이 한국에 공연을 왔을 때 오창영 박사가 우연히 벵가리를 보고 그 어마어마한 체구와 기골에 반해
사들인 호랑이라고 한다.
원래 심 상복은 처음에 벵가리를 양도하라는 오창영 박사의 제의를 받았을 때 펄쩍뛰며 넘겨주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서커스단 흥행이 떨어지고 계속된 오창영 박사의 설득으로
비전의 가보를 내놓는 느낌이라면서 마지못해 넘겨주었다고 한다.
그 이후, 창경원에서 가장 튼튼한 우리에 벵가리를 옮겨 사육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국적으로 등록을 마친 벵가리는 그 엄청난 떡대와 포스로 단숨에 창경원의 왕으로 등극하게 된다.
벵가리의 무게는 약 320kg ~ 350kg 정도 나갔으며 당시 벵가리를 본 관람객들은 몸길이가 족히 3m는 되었다고 회자한다.
대식가였던 벵가리는 건너 우리에 숫사자가 고기 5kg을 식사로 쳐먹을 때 8kg를 순삭하고도 아쉬운듯 입맛을 다셨고
벵가리가 포효라도 할라치면 건너 우리의 사자들은 덜덜덜 떨기 바빴다고 한다.
육안으로 숫사자의 1.5배 정도의 크기를 자랑했던 벵가리는
당대 최고의 투견이었던 도사견 철룡과의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그 일화는 다음과 같다.
철룡은 당시 내로라하는 투견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우승한 투견대회 챔피언이었다.
근데 문제는 이 철룡주인이 "내 개 존나 쎔" 하며 자부심이 극에 달해
벵가리와 철룡을 대면시키려는 미친 짓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개 주인은 창경원의 벵가리가 있는 우리와 사자들이 있는 우리 사이에 난 길을 통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된다.
퍼포먼스 당일 개 주인은 철룡을 끌고 길으로 들어섰는데
그 순간 옆 우리의 숫사자가 먼저 철룡을 보고 달려들어 철창을 쾅-하고 쳤고 철룡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다.
개 주인이 아무리 철룡을 끌고 가던 길을 계속 가려고 해도 도통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옆 우리의 벵가리가 철룡에게 몸을 날렸다.
벵가리가 엄청난 포효를 내뿜으며 철창을 때리자 구경꾼들 여기저기에서 공포와 환희의 탄성이 흘러나왔고
철룡은 바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똥오줌을 지렸다고 한다.
당시 머쓱했을 주인 표정 상상하니 웃기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오창영 박사가 벵가리를 사들이게 된 건 다름이 아니라
창경원 동물원에 평소 아끼던 '금강'이라는 암호랑이를 시집보내기 위해서였다.
금강이는 15살 먹은 쉰김치년 호랑이었는데 그 신랑감을 몇 해째 물색하던 중 벵가리를 보고 신랑감으로 여겨 데려온 것이었음.
오창영 박사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합사날짜를 정하고 드디어 마침내 벵가리 우리에 금강이를 들여보내게 된다.
그동안의 동물원 측 사전작업으로 인해 서로 익숙했던 두 호랑이는 눈빛을 주고받고
벵가리가 모태쏠로를 탈출하려는 찰나...엥?!?!?!?
그 순간 금강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버렸다.
실수로 그만 벵가리의 뺨을 앞발로 후려치고 만 것이다.
성질이 본시 x같았던 벵가리는 뺨을 맞고 덜덜덜
금강이의 최후..
공격을 당한 금강이는 반항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30초도 안되서 저세상 간 금강이를 보고도 벵가리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20분 동안이나 물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고 한다.
죽은 금강이를 해부해보니 단 두 번의 입질에 근육층이 뚫리고 혈맥이 끊어졌으며 인후가 으스러뜨려지고
상부기관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또한 두개골과 제1, 제2의 경추골이 완전히 끊기고 경추골은 반쯤 복잡골절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이 일로 인해 오창영 박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저 벵가리 xx놈 다시는 장가보내지 않으리하고 다짐하였고 실제로 그러했다고 한다.
결국 벵가리는 그 후 그냥저냥 살다가 모태쏠로인 채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결말이 너무 슬프지? ㅜㅜ
오늘의 교훈은 여자는 남자를 때리면 안된다! 인가?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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