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2014. 12. 18. 11:18

 

 


왜 고전인가?




그냥 책이니까? 책 읽으면 유식해지니까? 뭐 맞는 말이지. 책 읽으라고 권하는 주변 어른들이 대부분 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좋고 훌륭한 거라면 왜 조금 더 와닿게 상세한 이유를 말해주지는 못하는 걸까? 


아마 막연히 책 몇자 읽으라고 권해주는 그들 스스로도 왜 읽는지도 모르고 책을 읽었으며, 그마저도 가슴에 아! 하고


끌어다 박힐 수준으로까지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거야. 독서를 하는 진짜 이유를 몰랐던 거지.




물론 나 역시 그렇게 많은 책들을 읽은 건 아니야. 하지만 난 한권 한권의 독서에 굉장히 절박한 동기가 있었던 한 사람으로써


적어도 왜 고전이 우리에게 그렇게 도움이 되는 건지에 관해선 모두에게 납득 가능한 의견을 전달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먼저 그럼 고전이란 무엇이냐?


고전 이라는 건 시대를 뛰어넘는 당시대 현인의 깨달음이 녹아 있는 인류의 지식이야.


네이버 국어 사전의 2번 뜻인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다. 


가 그나마 가장 유사한 사전적 정의가 될 수 있겠지.




그럼 고전이 왜 좋냐? 명저가 왜 좋냐? 이런거지.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직접 보고 배우지 않으면 알기 힘든 것이 있어.

우리가 고등학교 교과에서나 비웠던 미분,적분이


뉴턴의 시대인 17세기전까지는 정립되지 않았던 개념이란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겠지. 

 

그만큼 발상이란 게 어렵단 거야.


하지만 남들이 일궈놓은 발상을 보고 배우는 건 발상을 직접해내는 일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지.



불과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서구식 근대 문명과는 거리가 멀었던 일본이나 조선같은 나라들이,


그들과 접촉하고 난뒤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문명이 발달해 나갔는지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거야.


개발도상국들의 산업 패턴이 하나같이들 모방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라 생각하고.


즉 미학적인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라도, 모방은 굉장히 큰 효율을 가지고 있는 힘이란 거야.




결국 대부분의 고전이란 건 옛 시대를 살다갔던 훌륭한 천재들이 시대의 필요성에 의해서, 혹은 개인의 필요성에 의해서


철저히 개인을 분석하고 세상을 분석해서 내놓은 일종의 깨달음이 깊이있게 녹아들어가 있기에, 


바로 이 고전을 읽음으로써  이걸 하나 혹은 두개라도 완벽히 소화해 내기만 하면, 


보통의 사람이 혼자 생각해서는 평생가도 그 편린조차 만져보기 힘들 세상사의 깊이 있는 깨달음을 얻어낼 수 있다 할수 있어.



그러니까 과거를 살아갔던 천재의 머리위에 올라설 수 있는 거야


 


 


그럼 이렇게 묻겠지. 그럼 학교 교육은? 학원 교육은? 따지고 보면 비슷한 거 아니야?


맞는 말이야.


교육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기 쉽게 드러내주는 그림 짤이 있어.

워낙 유명한 짤이라 본 사람이 엄청 많을거야, 아래에 첨부하도록 할게.



1. 인류의 모든 지식을 하나의 원이라고 가정합시다 원안에 있는 것은 인류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고, 원 밖에 있는 것은 인류가 아직 알지 못하는 지식입니다.

 

 




2. 초등학교를 나오면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얻게 됩니다.

 




3. 고등학교를 나오면 지식의 영역이 확장됩니다.

 




4. 대학교를 마치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 중에서 전공쪽으로 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게 됩니다. 

 




5. 석사를 마치면 전공쪽으로 지식이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6. 박사에 들어가서 수 많은 관련 문헌을 읽으면서 전공분야의 모든 내용을 흡수하게 됩니다.

 




7. 그리고 원의 테두리에서 더욱 더 세밀한 한 점을 찾아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8, 그 한 점에서 열심히 노력하여야 합니다. 아마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9.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은 그 점을 돌파하게 됩니다.

 




10. 당신은 인류의 지식을 확장시켰습니다. 박사가 된 것입니다.

 




11. 이제 이 점에서 당신은 최고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은 당신의 뒤에 있습니다.

 




12. 그러나 인류 전체에 비하면 조그마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의 그림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겠지만 


결국 지식체계라는 건 모두 계층적으로 쌓이는 것이야.

그리고 역사시대 이후 몇천년간 쌓아올린(천재들이) 그 지식체계의 정수를


모든 개개인이 스스로의 역량을 통해 도달해내길 기대하는 걸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기에.


결국 박사수준의 교육이 됬든, 혹은 고교교과 과정 수준의 교육이 됬든 정도만 달리할 뿐,


우리는 교육이라는 형식으로 이 모방의 힘, 즉 보고 따라하기의 힘을 사용해서 지난 몇천년간의 지식의 정수를


아랫세대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지.


즉, 결국 고전읽기란 건 아니 책읽기란 건 근본적으로는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거야.


 


 


그러면 이런 말을 할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고 봐. 그렇다면 결국 학습이란 건 학교공부로도 충분하지 않아?


학교 공부로도 바빠서 시간이 없어. 언제 고전이니 뭐니 하는 책을 시간을 내서 읽으라는 거야?



물론 바쁘다. 시간이 없다. 라는 부분에 대한 말은 나도 공감해.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해줄말은 그거야. 국가나 기관에서 해주는 교육은 딱 거기까지라는 것.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의무교육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교양인으로써, 혹은 국가 구성원으로써의 학문적인 베이스,


대학교의 학사나 석사 박사과정은 특정 전공분야에 한정된 표적적인 지식. 정도로 그 가르침이 국한되어 있지.



이 정도만을 완벽히 소화해낸다는 것도 상당히 힘든 일이야.

(물론 이 모든 게 다 세상사에 깊이 있게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하지만 국가 입장에서의 교육이란 이런 교육이 개개인에게 미칠 영향과, 이게 국가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그리고 교육의 비용과 교육주체의 학습능력을 따져서 시행하는 질떨어지는 군대의 보급품과도 같은 것이고.


대학과 같은 지식단체에서 행해지는 교육은 오로직 관련 전공분야에만 한정된 굉장히 세밀하고 복잡한 지식의 전달이기에.




니들이 느낄 수 있는 삶의 고민이나,

니들의 인생을 한단계 끌어올려줄 수 있는,

니들의 인식폭을 극적으로 열어줄 수 있는,

지식체계의 전부를 우리 주변의 학교라는 곳 안에선 배울 수가 없다는 거지.

 


 

그렇기에 학교안의 가르침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 거고.


(좋은 소리지만 인생 허송세월한 사람들이 자기들 지난 행적에 대한 자부심을 표로하는데 쓰이지는 않았음 좋겠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고전이 중요해지는 거야.


학교라는 틀을 넘어서. 우리의 인식을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열어주어, 우리의 인식을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천재들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고전을 통해서 얻을 수가 있는 거거든.


즉, 고전은 시간 나면 읽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하는 거란 거지.


왜냐고? 학교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천재들의 통찰을 굉장히 쉽게 체득할 수 있게 만들어 주니까.

 


 

이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예시를 대볼게.


사실 현대를 사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비역사 시대에 살며, 짐승가죽을 기워 입고,


하늘에서 치는 날벼락에 벌벌 떨며, 동굴에 벽화를 그리며 살아가던 시대의 사람과


근본적으로 기질이 동일해. 종이 같거든.


그렇기에 고전의 가르침에 현대에도 유효한거고.


 


현대인이라고 해서 과거를 살던 사람보다 머리가 좋고, 뭐가 어떻고 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가 과거시대를 살던 사람들을 때로는 미개하다고(옳진 않지) 여길 정도로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것들은 사실 당연한 게 아니란 거지. 우리가 배웠기에 아는 거거든.



그렇기에 여기엔 좀 더 가슴아픈 디테일이 숨어 있어. 

 

우리 중에 누구는 우리 중에 다른 누군가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거야.

 

우리들간에 과거인과 현대인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그만큼의 차이를 보인다는 거지. 

 


 



극명한 예시를 들자면 이래.

지금 우리들이 숨쉬고 있는 이 지구상 어딘가의 누군가는 현대인이라면 당연하게 상식으로 알고 있을


진화의 과정을 알지도 못하며, 모든 물질이 제각각의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는 수억 수천 만의


행성 중에 하나로 이 우주안에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거지.


배우지 않아서. 책으로든. 교육으로든.


결국, 그 사람은 안타깝게도 2000년 전 사람과 근본적으로 별 다를 바가 없어. 혼자 과거속에 사는 거지.


물론 이런 사람들은, 현대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오지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정도 뿐이겠지만.


현대인들간에도 이런 차이는 정도는 다를지라도 분명 존재한다는 거야.


결국 누군가는 이미 존재하는 깨달음을 체득하는 것만으로

역사시대 몇천년을 관통해온 천재들의 통찰을 몸에 가지고 있는 거고,

누군가는 부분적으로는 원시시대사람과도 별 다를 바 없는 지식체계로

이 복잡한 세상을 그대로 맞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는 셈이지.

정말 안타깝고 불쌍한 일 아니야?

 


 

 


 

최근 함익병씨의 발언이 이슈가 되었지. 여기에 대해서 일반 대중들의 반응은 매우 격해.

물론 옳고 그름을 떠난 신념의 문제로 재단되어질 수 있는 부분도 어느정도는 있겠지만.

사실 그의 발언이 논리적 관점에서 아애 타당성이 없는 소리는 결코 아닌데도 말이지.



여기서 그 안타까움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거지. 

 

순히 무얼 먼저 배워 익혔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누군가는 세상의 체질을 간파하는 통찰을 보유한 사람이 되는 거고,

누군가는 그 이치를 전혀 이해조차 못하고 뜻모를 광분만을 일삼는 우매한 대중, 즉 멍청이가 되는 거야.


남은 평생동안.




 


 


 


너무 비약이 심한 거 아니냐고? 천만에


여기 고전 읽기의 파급력을 알려주기 가장 알기 쉬운 예시가 있어. 


시카고 대학의 시카고 플랜이지. 1880년대. 미국의 석유재벌 록펠러에 의해 세워진


시카고 대학은 그후 40여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위인 하나 배출해내지 못한 그저 그런 대학이었지만
(삼류대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정돈 아니었어).

1929년에 부임한 후임총장 로버트 허친스가 시행한 시카고 플랜. 즉 100권의 고전읽기 운동을 통해서


지난 100여년간 노벨상 수상자가 무려 80여명에 달하는 명문대로 우뚝 성장하게 되었어.



결국 고전읽기라는 건 그냥 입바른 소리로 하는 막연한 자기개발이 아니라, 


실천과 결과가 눈에 뚜렷히 보이는 운동과도 같은 자연한 상승이치라는 거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진짜 간단해.


이걸 요약이라고 할게.


고전에는 천재들의 깨달음이 녹아 있어. 우리가 평생 걸쳐 직접 파헤쳐볼라 해도 그런 발상에 도달하기는 매우 힘들어.


하지만 발상은 어렵고 모방은 쉽고 빠르지. 우린 단지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깨달음을 내것으로 할 수 있다는 거야.


이건 국가에서 권장하는 컨닝이고, 세계단위로 인정해주는 유일한 부정행위야.


결국, 고전이라는 것. 그저 어려울 것 같아서. 남들이 잘 안읽으니까. 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잘 안읽히는 여러 책들을 니가 섭렵해나가는 순간,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로. 니 인식과 사고능력은 천재들의 그것과 같을 정도로 풍요로워져. 


정말 알기 쉽게 말해서 뛰어난 사람이 된다는 거야.


 


 




난 진짜 결정적인 기질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닌한 자기가 원하는 걸 누구든지 이루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진짜 별거 아닌 책읽기 지만 이런 작은 것 부터 시작해서 다들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될수 있길 바랄게





http://healthlung.blogspot.kr/2011/01/100.html


위의 시카고 플랜을 추진하는 동안 시카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읽기를 권장했던 고전 목록이야.

관심이 가는 사람들은 한번쯤


찾아가 읽어봤음 좋겠네.

 

 

Posted by 쉬어가요